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루종일 생각했는데 여전히
충격 분노 원망 이해 이 네가지를 계속 반복했고 어쩌면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거 같아
기자회견이 시작하고 니가 입을 여는데 그 순간까지도 나는 니가 다 거짓말이었다고 뒤늦은 만우절 장난이었다고 해주기를 바랬어
결국은 니가 그 자리에 서는구나
늘 깨지기 쉬운 유리잔처럼 조마조마했고 한때는 한걸음 한걸음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너를 지켜봤는데
그래도 너는 도망치지 않고 눈 돌리지 않고 다시 돌아와서
다시 한번 칸쟈니라는 보금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마침내 안식처를 찾아 정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칸쟈니가 너의 마침표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좋을까 모르겠어
정말 나는 어쩌면 좋을까
나는 네가 영영 목소리를 잃어 노래하지 못한다고 해도 칸쟈니였으면 좋다고 생각했어
더이상 아이돌로 춤추고 노래하지 않겠다고 해도 칸쟈니였으면 좋다고 생각했어
앞으로 다시는 너의 노래로 나를 구원해 주지 않아도 되는데
나에게 너의 가치는 그런게 아닌데
그냥 네가 칸쟈니로 있어만 주면 되는건데
절대 쉽게 간단히 내린 결론이 아니라는 걸 잘알아
그 과정에서 너는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까
네가 어떤 사람인지 네 주위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잘 아니까 경솔했다는 말은 못하겠어
근데, 그래도 여전히 너무 원망스럽기는 해
너의 한번뿐인 인생이니까 네가 원하는대로 사는게 맞는거 아는데
그런데도 이런 선택을 한 네가 지금은 너무 미워
솔직히 지금은 이해를 못하겠어
왜 네가 하고 싶은 걸 칸쟈니 안에서 하면 안되는건지
밴드도 솔로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지금 이 곳에서 하면 안되는 거였는지
너의 이름을 말하며 울먹이는 요코를 보고,
네게 아무리 거대한 인생의 목표와 노래에 대한 꿈이 있다고 해도
이건 좀 정말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정말 많이 울었어
이제부터 네가 더 이상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곳에 없다는 사실을
앞으로 수많은 순간마다 만나게 되겠지
여섯명의 콘서트, 여섯명의 레귤러, 여섯명의 사진, 여섯명의 앨범
네가 부르지 않는 우주사자
그때마다 나는 울 것 같아
정말 나는 이제 어쩌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