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니클 연말총결산③ 개인코너정리(1)
크로니클의 수많은 장점 중에 하나는 25분의 방송시간동안 코너가 2~3개 들어간다는 점이다
먼저 각 코너가 짧게 짧게 치고 나오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고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데에도 그다지 부담이 없다
제일 중요한 점
'이번 주는 내가 싫어하는 코너를 하네, 스킵해야겠다' 는 생각이 안들게 한다
'셋 중에 니 취향 하나는 있겠지' 라는 제작마인드랄까? ㅋㅋㅋ
물론 내게도 취향이 있어서 모든 코너가 고르게 재밌는 것은 아니다
무도를 볼 때도 그렇지만 나는 대체로 일반인 나오는 걸 싫어해서 그런지 솔직히 할머니할부지 나와서 퀴즈 맞추는 코너는 별로였다 마루 로케도 순전히 마루재롱 보는 재미에 본거고
도대체 누가 묻지도 않은 걸 왜 이렇게 여러번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코너 역시 지극히 개인적 선호에 의해 선정되었다는 것을 알려드린다
매우 짧은 코너를 보면서 엄청난 상상과 궁예를 발휘해 분석했다는 것 또한.
요코야마 유 - 금방 열받는 요코의 시간
'전혀 흥미는 없지만' 이라고 굳이 말하는 건 요코의 마지막 자존심임
이런거?ㅋㅋㅋㅋ(오늘부터 500원씩 모아서 정품 사야지)
어떻게 알았냐 크로니클
우리 큰오빠 승부욕 쩔고, 유치하고, 초딩같은 거
우리만 아는 줄 알았는데 들켰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뜻보면 그냥 텐션 좋고 분위기 잘 띄우고 가끔 토크도 정리하고, 그래서 어른스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요코가 엄청 지기 싫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고 칭찬을 바라는 부분은 사실 콘이나 라디오 같은 것을 찾아보는 성의있는 팬이 아니면 잘 모른다
근데 그걸 평범하게 보여주는게 아니라 해설자와 캐스터를 붙여서 중계형식으로 기획을 짠 게 또 신박한 부분
요코의 그런 면을 해설하는데 15년 넘게 곁에 있었던 무라카미만큼 적임자가 있을까ㅋㅋㅋㅋ
웃긴게 뭐냐면 스바루랑 오쿠라랑 '불'을 붙이는 역할인데
요코가 오쿠라한테만 승질낸다ㅋㅋㅋㅋㅋ
옆에서 참견하고 웃었던건 스바루도 마찬가지인데 스바루가 뭐라고하면 암말도 안하고 오쿠라한테만 짜증냄ㅋㅋㅋㅋㅋㅋ
역시 요코 어르고 달래는 건 오쿠라만한 사람이 없음ㅋㅋㅋㅋㅋㅋㅋ 알면서도 당함ㅋㅋㅋㅋㅋ
의외로 크로니클을 비롯한 지금까지의 레귤러에서 홀로 돋보이는 역할을 하지 않았었기에 요코만의 단독 코너가 더욱 반갑다
게다가 포멧이 정말정말 마음에 쏙 든다
예전의 비글비글 날카롭던 그 모습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서 내심 아쉬웠는데 우리 어빠의 초딩스러움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서 좀 안심했다
바리에이션도 다양하게 나올 수 있을거 같으니 빨리 다음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물캄 어떻게 이렇게 잘 생겼지? 점점점 더 잘생겨짐 미치겠네 진짜
시부타니 스바루 - 하모니카맨
벌써 4번째 방송된 스바루와 나오미 코너를 제치고 굳이 하모니카맨을 뽑은 건 단지 내가 남친이 없어서 커플플레이에 빡쳤기 때문만은 아니다
하모니카맨 처음 봤을 때 엄청 감동했다
이것이야말로 스바루만이, 크로니클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기획에서부터 제작진이 '칸쟈니라는 사람들이 우리 방송에서 뭘 잘 할 수 있고,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또한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고작 몇 분밖에 안되는 영상이지만 의외로 품이 많이 든 기획이다
연습이야 스바루가 하는거라 치더라도 일단 구성도 꼼꼼하게 했고 무대배경영상도 훌륭하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다른 코너보다 준비하는데 몇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그런 수고를 기꺼이 감수하면서도 스바루의 좋은 면을 보여주고자 하는 그 정성이 참 고맙다
게다가 우리는 버라이어티임에도 불구하고 웃음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선포라고 한 것 같은 코너다
마치
칸쟈니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냥 웃기고 시끌벅적하기만 한 아이돌이 아니랍니다
그리고 우린 이런 것도 잘 할 수 있어요
라고 말하는 듯이
끝나고 이렇게 따뜻하게 박수 쳐주는 것도 좋았다
스바루 사랑받고 있구나 싶어서
그랬으면 좋겠다 싶어서
시부타니 스바루라는 이름 사이의 저 에이또 마크가
그냥 찡함
마루야마 류헤이 - 절대 실패하지 않는 남자
한사람에게 물어봤습니다 가 아니라 이걸 선택한 이유는 이 기획이야말로 THE 마루야마 류헤이 를 잘 보여주는 코너기 때문이다
나는 마루가 정말 마라톤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마라톤을 잘하고)
마루는 뭐든 금방 곧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오쿠라나 니시키처럼 요령이 엄청 좋은거 같지도 않다
그런데 진득하다
처음부터 많이 욕심내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으면서 끝까지 해보는 사람이다 처음엔 지지부진하고 맘 먹은 대로 잘 되지 않아도 그만두지 않고 더욱더 노력한다
그건 사실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계속되는 좌절에도 언젠가는 반드시 성공하고 말거라는, 자신에 대한 굳은 결의와 믿음이 있어야 한다
마루는 겉으로는 절대 티내지 않지만 분명히 그런 단단한 심지가 있는 남자다
그런 마루의 면을 기획으로 압축해놓은게 바로 이 절대 실패하지 않는 남자 기획
그런 마루를 알아주고 이런 기획에 마루를 선택한 내 사랑 크로니클
(마루를 생각하고 이 코너를 기획했을까 아님 코너를 먼저 생각하고 멤버들 중에서 고른걸까)
특히 출근편은 테이크를 50번 찍으면서 엄청나게 땀을 흘리고 지쳤는데도 전혀 내색하지 않는다 테이크를 다시 갈때마다 엑스트라 분들께 죄송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는다
또 코너 특성상 엄청난 프레셔가 느껴졌을꺼다 모든 스텝이 자신만 쳐다보고 있는 상황인데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중간에 그만둘 수도 없다
지금 괜찮다고 웃고 있는 내 앞의 카메라맨이 속으론 짜증을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온갖 압박 속에서도 끝까지 웃음을 잊지 않고 결국은 성공해낸다
마루야마 류헤이 만세
시부타니 오쿠라 지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