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니클 연말총결산⑤ 나오는 말
야스가 이런 말을 할때까지만 해도 그저 바람에 불과했는데
그로부터 1년 후, 칸쟈니는 콩트를 포함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칸무리를 가지게 되었다
크로니클의 가장 칭찬해 주고 싶은 부분은
그저 보고만 있어도 아까운 우리 어빠들 벌칙이라는 명목으로
따귀 때리고 가스 쏘고 엉덩이 때리고
그런 가학적인거 안해도 충분히 재밌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이다
(칸파니는 제외, 칸파니는 벌칙이 있어서 더 재밌었다)
나야 뭐 가학적인거에 그다지 저항감이 없고 (올해도 가키는 최고였고)
우리 오빠들을 저렇게 아프게 하다니 ㅂㄷㅂㄷ 이런 생각도 별로 안한다
일본방송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치밀하게 사전협의를 하고
하물며 쟈니즈 규모의 기획사 소속 연예인하고 일하면서 방송국 독단으로 무챠부리 할리는 없으니 우리가 방송에서 보는 모든 벌칙은 거의 백퍼센트 다 사전협의에 멤버들 동의가 있었다고 보는게 맞다
그니까 문제는 우리 어빠들이 아프다는 게 아니라
아무 의미없이 아이디어의 빈곤을 가학적 벌칙으로 떼우려는게 싫을 뿐이라는 거다
(그 벌칙마저도 창의성 제로)
크로니클은 30회를 넘는 동안 한번도 벌칙으로 오치를 덮는 멍청하고 안일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마에무키 선전하면서 끈에 끌려다닌 것도 사실 보는 것처럼 아프지 않았을거다 예행연습도 많이 했을테고 그건 그저 장치였을뿐 벌칙이 메인도, 오치도 아니었다)
앞에서도 썼지만 오랫동안 이런 레귤러를 바래왔었고 그런 내 기대에 이만퍼센트 부응하는 칸무리를 만난 게 아직도 꿈만 같다
이런 레귤러를 좀 더 빨리 만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칸쟈니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이만큼 레벨업을 한 지금이기에 크로니클을 만날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지금까지 크로니클을 칭찬하느라 내 일년 칭찬마일리지를 다 썼다
좀 오바스럽다 싶을 정도로 이렇게까지 크로니클을 칭찬한 이유는
크로니클이 나에게 매우 의미있고 감사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2015년은 나에게 최악의 해였다 온갖 거지같은 일들이 올해 몰빵해서 일어났다
(반드시 올해가 최악이어야 한다 이게 최악이 아니라고 한다면 너무 끔찍하기 때문에)
어떤이들은 아이돌을 좋아하는게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하거나 그 나이먹고 뭐하는 짓이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덕질은 내게 내일을 살게하는 버팀목이었고 기대할 것 없는 일상에 있어 단 하나의 유흥이었다
정말정말 살기 싫어도 이번 주 토요일에 크로니클 하니까 좀 더 살아보자, 다음 주 칸잼에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이 나오니 일단 그거는 보고 생각해보자 다음달에 라이브 디비디 나오니까 그건 봐야지 다다음달에 앨범 나오는데 적어도 그건 듣고 죽어야지
특히 전남친이랑 헤어지고 집에 와서 미친듯이 울다가 멍하게 컴 키고 어빠들 영상보다가 문득 거울봤는데 눈물 범벅에 웃고 있는 미친 여자가 있더라
기분이 아무리 더럽고 우울해도 어빠들 얼굴보고 목소리 듣으면 자동적으로 웃음꽃 피어나는데 내가 어떻게 이 짓을 그만둘 수 있을까
그동안 골방에서 혼자서만 덕질을 하다가 뜬금없이 블로그를 시작한것도 그런 이유였다
생각해보니 올해 한 포스팅의 대부분이 기분 꿀꿀할 때 집에서 혼자 술 먹으며 칸쟈니 영상보면서 덕심을 참지 못하고 주절거린게 많더라
정말 세상에서 나 혼자만 읽는다고 하고 해도 그렇게 이따금씩 뭔가를 써재끼는 게 많은 위안이 되었다
나같이 게으르고 수동적인 인간이 누군가 옆에서 채찍질 하는 사람도 없는데 대가없는 일을 할 수 있었던 거, 순전히 그런 위안 덕택이었다
내년 연말에도 크로니클 총결산을 할 수 있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이렇게 우리 오빠들 이야기를 하는게 정말 즐거우니까
특히 그 중에서도 크로니클은 나에게 있어 정말 큰 선물이었다
앞으로 칸쟈니가, 그리고 크로니클이 얼마나 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방송시간도 늘고 골든도 되면 좋겠다는 욕심도 들지만
지금처럼 낮시간대 고작 30분 방송이라도 이렇게만 재밌고 이렇게만 제작진이 우리 팀을 사랑해준다면 내게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훌륭한 칸무리다
2016년
올해는
매일은 아니더라도 이따금씩
즐겁고 행복하다
아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감사한 한 해가 되기를
나에게도
그들에게도
그리고 어쩌다 이 글을 읽게 된 그대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