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코야마 유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복잡한 인간이다
그는 어른이면서 어린이같고 허점투성이지만 듬직하다
껄렁대는거 같으면서도 성실하고 차가운 거 같으면서 따뜻하다
엄청나게 많은 고민을 하고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별 생각 없이 사는 것 같기도 하다
진지한 표정으로 꿈에 대해 이야기하다 3초만에 낄낄껄껄 웃어버린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으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2. 처음 내가 그의 팬이 아니었을 때, 나는 그가 그냥 싫었다
나는 예전부터 왠지 연예인이 티비에서 필사적으로 보이는 게 그냥 되게 싫더라
그래서 처음에는 그에게 별로 좋은 인상이 없었다
그는 내 눈에 필사적으로 보였고, 아이돌이면서 웃기기위해서 전력을 다했고, 시끄러웠다
게다가 어쩐지 외모까지 내 취향 전혀 아님 (첨엔 진짜 하프인줄ㅋㅋㅋ)
3, 내가 요코한테 받은 1차 충격이 PV메이킹
어떤 PV였는지는 기억 안 나는데 어쨌든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이것 저것 보다가 어쩌다 메이킹을 보는데
그때까지 내가 보던 예능에서 요코는 하얗고 시끄럽고 내 취향 아니고 나대던 그 사람이었는데 메이킹에서는 까불지도 않고 말도 별로 안하고 조용히 가만히 있는거지
막 멤버들하고 있을때는 무게잡고 카메라 앞에서까지 연기하고 그런 스탈인가?
아님............pv찍을때 어디 아팠나? 그래도 카메라 도는데 좀 성의있게 말도 좀 하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거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와 생각해보니 좀 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본격적 입덕을 하고 나니 그게 요코의 진짜 모습이었다는게 1차 충격
근데 지금도 좀 충격적이긴 하다
그런 연예인이 꽤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렇게 극단적으로 온에어하고 실제 성격이 다른 사람은 정말 처음 본다
물론 스바루나 료도 낯 가리는 건 유명하지만 둘다 대외적으로 그렇게까지 텐션높고 나서는 스타일이 아니니까 뭐
근데 요코는 아니잖아?ㅋㅋ 히나와 더불어 칸쟈니의 창문이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
트럼펫 배울때는 목 뒤에 트럼펫 잘 부는 칩을 삽입하고 싶다고 하고 고교자격증 딸 때는 공부잘하는 칩을 삽입하
고 싶다 그러더니
(그러고 보면 칩 넣는거 참 좋아함ㅋㅋㅋㅋㅋ마루야마가 왔다에서도 핸드폰 대신 사람들 목 뒤에 칩 넣느냐고 하더닠ㅋㅋㅋㅋ)
요코 몸에 진짜 있는 건 방송용 스위치가 아닐까 싶다 어쩜 그렇게 신기하게 온오프가 자동적으로 되는지...
근데 또 신기한 건 요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나면 의외로 그렇게 무리한다거나 필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물론 쥬니어 시절이나 막 데뷔해서 푸릇푸릇 여기 우리도 있어요 우리도 좀 봐줘요! 라도 고래고래 소리치고 다닐때도
난 정말 이런 성격이나 적성이 아니지만 그래도 팀을 위해! 나를 위해!
이런게 아니라 요코 나름대로 대외적으로 나서서 말하고 보케를 치고 팀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을 즐기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 덧붙이자면 혼자가 아니라 물캄이라는 좋은 아이카타가 있어서 부담도 덜하고 여차하면 스
바루도 한방이 있는 비장의 카드로 쓸 수 있으니까, 동료들이 있으니까
의외로 프레셔에 강한 편이기도 하고
4. 그래도 입덕 후 한참동안 요코를 칸쟈니의 피터팬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약간 갸우뚱한 면이 있었는데
레코멘을 듣기 시작하면서 2차 충격 시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마어마한 초딩이 여기 있네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취자랑 통화하면서 하루에 몇 번이나 삐지고, k타로상 놀리는 거 히나 놀리는 거에 인생의 참된 기쁨을 느끼고, 멤버들이 게스트로 나와서 뭐 시켜야겠다 마음먹으면 무슨 억지를 써서라도 무조건 시키고,
뭣보다 제일 웃겼던 건 나는 진짜 태어나서 청취자랑 진행자랑 대결하는데 이렇게 진심으로 이길라고 기를 쓰는 진행자는 첨 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절대 안 짐ㅋㅋㅋㅋㅋㅋㅋㅋ좀 봐줄만도 한데 절대절대 안 짐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어쩌다 지면 짜증 냄ㅋㅋㅋㅋㅋㅋ청취자한테 화 냄ㅋㅋㅋㅋㅋㅋㅋ특히 생일선물 걸고 대결하면 정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어쨌든 레코멘에 대한 건 나중에 다시 정식으로 따로 자세하게 쓰기로 하고
5. 그럼 이 남자가 얼마나 타고난 천재인지에 대해 말해야지
한창 게닌에 빠져서 이름난 예능은 다 찾아보고 이름 안 난 예능까지 다 찾아보고 덕질하는 게닌들 라이브도 찾아보고 그래서 나름대로 일본개그스타일에 대해 좀 안다 싶어서 하는 말인데
요코는 진심 방송 천재다
아마 진로를 조금만 바꿔서 게닌을 했어도 정말정말 성공했을꺼다
오히려 외모 어드벤티지로 더 빨리 떳을지돜ㅋㅋㅋ
개인적으로 오래 살아남는 게닌의 제일 첫번째며 가장 중요한 조건이 프리토크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코는 이 방면에서 정말 재능있다
멤버들이 자주 칭찬하듯이 사실 별거 아닌 이야기인데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재능이 있다
요코가 하는 이야기는 도입부도 좋고 전개도 좋고 대부분 제대로 오치도 있다
아주 가끔 원하는 반응이 안나와 실패할 때도 있지만 그때는 짬밥으로 어떻게든 넘기는 노하우도 탁월하고
(예를 들어 쥬크박스 MC를 보면 요코가 건강검진 받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잘 생각해보면 그냥 건강검진 받은 이야기임 ㅋㅋㅋ 근데 그걸 살리네?ㅋㅋㅋ)
어디서 물캄은 MC 같고 요코는 히나단 같다는 말을 봤는데 진짜 공감가는 표현
근데 히나단은 히나단인데 엄청 자기 역할을 잘 하는 히나단, 절대 묻히지 않고, 한 번 방송에 반드시 몇 번은 꼭
자기 몫을 가져가는 히나단, 순발력도 좋고 센스도 좋아서 자기도 살고 방송도 살리는 히나단
게다가 선을 나름 잘 지킨다
센스 플러스 감 플러스 15살때부터 먹은 방송물의 결과
치고 빠져야 될 때는 알고, 게스트로 나가든 호스트로 나가든 어쨌든 그 방송에서 자신에게 요구하는 그 선을 잘 알고 누구도 불안하거나 불편해하지 않을만큼 잘 해낸다 (물론 뭐 다 전부 다 그랬다는 건 아니다 아주 간혹 팬인 내가 봐도 너무 갔다 싶은 게 몇 개 있기는 하다 특히 데뷔부터-3,4년차)
뭣보다 요코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장점이 있는데 그건 보케츳코미가 모두 자유자재로 가능하는 점
거의 콤비가 기본인 게닌은 대부분 보케, 츳코미가 나눠져 있고 - 뭐 요즘 둘다 츳코미 둘다 보케인 커플도 있지만 - 핀인 게닌은 보케츳코미를 넘나드는게 보통 힘든게 아니고
근데 요코가 그게 가능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칸쟈니 멤버 전부가 보케츳코미가 가능하기때문ㅋㅋㅋㅋㅋ
그 온화한 야스마저도, 오사카에서 두 번째로 재미없는 야스마저도 츳코미가 가능하다ㅋㅋ특히 요코한텤ㅋㅋㅋ
특히 요코는 둘 다 그냥 가능한게 아니라 둘 다 정말 능숙하게 잘한다
이게 왜 되게 중요하냐면 방송이나 콘MC에서 거의 대부분 요코가 몰이를 당하는 입장인데도 그게 한 사람을 떼로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것처럼 보여서 불편하게 만드는 게 전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룹토크에서 반드시 누군가는 샌드백 역할을 하는게 굉장히 중요한데 칸쟈니에서는 그게 요코고 요코는 샌드백이면서도 또 전방위로 언제든지 펀치를 날릴 수 있기 때문
그러니까, 이 사람을 우리가 놀리는 이유는, 이 사람이 이 그룹내에서 약자거나 뭘 잘못하거나 미움받기 때문이 아니라, 이 사람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얼마든지 이런 놀림을 웃음으로 만들어줄 수 있고, 어떤 말이든 여유롭게 넘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다 잘 알수있게 해주기 때문
그리고 그 상황을 콘트롤 하는 건 결국 츳코미하는 멤버들이 아니라 요코다
요코가 상황을 안정적으로 마무리 지어줄꺼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마음껏 몰 수 있는 거고
마지막 오치를 마루가 내건 스바루가 내건, 누가 내던 거기까지 운전해 가는 건 요코고
이건 뭐 그냥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그런 분위기 자체를 만드는 재능이 있어야 되고 요코는 그게 있고 그래서 진짜 천재고 대단하다는 뭐 그런 굉장히 주관적이고 굉장히 팬깍지 끼고 본 내 감상이라는 거
6. 누구는 오글거려서 못보고 누구는 오글거리는 재미로 봤다는 유한클럽
나는 혼자서 요코 놀리는 재미로 봤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와 뭐야 이 오빠 또 똑똑한 척 한닼ㅋㅋㅋㅋ또 멋있는 척 한닼ㅋㅋㅋㅋ또 엄청 많이 아는 척 한닼ㅋㅋㅋㅋ또 싸움 잘 하는 척 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니까 요코는 거기서 연기 진짜 잘 한거임ㅋㅋㅋ발연기라고 까지마!!! 다른 드라마에서는 몰라도! 유한클럽에서의 요코는 전!부! 진짜 요코하고 하나도 같은 점이 없다고!!! 인생연기임ㅋㅋㅋㅋㅋㅋ
7. 겡키 하나로 먹고 산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의외로 노력가에다 성실하다
살인적인 스케쥴에 매일 일기를 써가며 몇달동안 공부하면서 결국은 따 내고만 자격증이야 뭐 그렇다치더라도
나는 정말 요코가 평생 퍼커션만 할 줄 알았다
그냥 밴드에 별로 욕심이 없나보다 그렇게 나 혼자 생각하고 단정지었다
좀 아쉽기는 했지만 에이또는 7명이나 되고 밴드는 빈틈없이 꽉 찼고 팬심 가득채워서 귀 쫑긋 세우면 기적처럼 가끔 봉고 소리가 들리고 영혼없이 두드리는 그 표정이 나름 섹시해서 좋았고
근데 30이 넘어서, 데뷔 10년차가 되서야, 금관악기를 시작하다니
왜 말 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보나마나 부끄러워서 그랬겠지...빵 하고 터트리고 싶어서 그랬을테고) 비밀로 하다가 어느정도 연습하고 나서야 공개했을때 그 때 첨 요코가 트럼펫 한다는 걸 안 멤버들 충격도 컸을꺼 같음
요즘 칸잼을 보면서 더욱더 느끼는 건데, 요코가 트럼펫을 시작한 건 진짜 신의 한 수다
요코가 트럼펫을 하기 전엔 에이또 밴드가 100만큼 좋았는데 트럼펫을 하고 200만큼 좋아졌다
단순계산해서 7분의1이 더 플러스된게 아니라 백배 천배 좋아졌다
8. 그렇게 어린이도 점점 어른이 되어 간다
당연한거다
좀 서운하기는 해도 어쩔 수 없다
어른이 되어가는 어린이를 보는 것도 나름 엄청 흥미롭다
책이라고 읽는 건 만화책하고 게임공략서가 전부였던 사람이 문학책을 읽고
커피는 많~이 양보해서 엄청 단 캔커피만 겨우 마시던 사람이 원두를 마시고
간단한 퀴즈도 공부하는거 같아서 싫다고 짜증내던 사람이 고교졸업자격증을 따고
뭐라든 어쨌든 웃기면 다라고, 방송을 띄우기만 하면 그게 전부라고, 그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하던 사람이
좀 신중하고 진중해졌다
내가 생각하는 여러가지 계기가 있다
어쨌든 시간이 흘렀고, 나이를 먹었고, 어머니일이 있었고, 에이또는 더이상 그가 나서서 우리 좀 봐줘요! 우리 짱이예요! 우리 진짜 열심히 해요! 라도 나서지 않아도 될만큼 안정되기 시작했고, 동생조가 그래도 꽤 괜찮게 자리를 잡았고, 음반이나 DVD, 콘 성적도 잘나오는 편이고, 아주 엄청 낙관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비관적일 필요도 없고
좀 서운하기는 해도 어쩔 수 없다
서른이 훌쩍 넘어서도 이십대 초반처럼 여전히 치기어리고 철이 없으면 그건 또 그거대로 문제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 갠적으로는 2010~2011이라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요코한테는 여유가 생겼다
라디오에서 입만 열면 테이치쿠 씹곸ㅋㅋㅋ윙컵 씹곸ㅋㅋㅋ쟈니즈사무소 씹고(이건 에둘러서 조심스럽겤ㅋㅋㅋㅋ), 우리를 몰라주는 세상을 씹고, 어쨌든 불평불만 덩어리였던 요코가 그립기는 하지만
서른이 넘고 점점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요코를 보는 것도 좋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여전히 낯을 가리고, 아직도 노는 사람들하고만 놀고, 게임을 하느라 밤을 새고, 함께한지 15년이 넘는 멤버들한테도 쑥스럽고 부끄러워하고, 아직도 방송이 맘처럼 안되면 조금 초조해하고, 강도는 덜 해졌지만 스킨십에 민감하고, 동생들을 엄청 좋아하고, 도야가오 몇 개 돌려쓰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1 사람마다, 에이터마다 다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나는 요코야마 유가 칸쟈니에이또의 혼이라고 생각한다
요코가 칸쟈니에서 제일 중요한 멤버라는 건 아니다 에이또는 모두 한 명도 빠짐없이 각각 중요하니까
요코가 칸쟈니에서 제일 잘났다는 것도 물론 아니다 잘난게 대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근데 뭐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제일 큰형이지만 제일 유치하고 제일 덤벙대지만 아마 가장 중요한 결정이나 방향을 정하는 건 요코가 하지 않을까
그리고 다른 멤버들은, 뭐 다소 투닥거림을 있을지언정, 결국 따르지 않을까
좀 불안하고 어딘가 못미더운, 그래도 결정적인 순간, 반드시 뭔가를 해주는 루피같은 선장
그냥 그렇다는 거다 뭐 아님 말고
어차피 팬질이라는게 다 궁예지 뭐
좀 질렸으면 좋겠는데 몇년이 흘렀는데도 참 안 질리네 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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